거지 형제가 살았다.
매일 마을의 부자를 찾아갔지만 다른 집들처럼 어느날은 밥을 나눠 주고 어느날은 아예 안주었는데
가만보니 규칙이 있는게 아닌가.
밥을 준 다음날은 절대 주지 않았고 그 다음날에 주는 격일제가 바로 그것이었다.
그래서 어느날 거지 형제는 머리를 써서 밥을 주지 않을 날엔 가지 않고 그 다음날에 갔는데, 여전히 주지 않았다.
이 사악한 부자는 반드시 거지 형제가 헛걸음을 해야만 다음날에 주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이틀에 한번 꼴로 헛걸음을 해가며 밥을 얻어먹길 한달째 즈음 되던 날에 부자가 말했다.
” 너희는 오늘 이곳에 와도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왔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 ”
” 오늘 이렇게 헛걸음을 쳐야만 내일 밥을 얻어먹을 수 있기에 찾아왔사옵니다. ”
” 그래. 드디어 너희가 미래를 내다보며 사는 삶을 살게 되었구나. 오늘만을 생각할게 아니라 내일 또한 생각하며 살면 성공할 것이다. ”
이렇게 큰 교훈을 얻은 거지 형제의 형은 미래를 위해 과거 시험을 치르겠다며 열심히 학업에 매진하였고, 형의 몫까지 구걸을 하던 아우는 몇년간의 고된 뒷바라지 끝에 도망가버렸다.
오랫동안 두문불출한 형의 건강은 많이 악화되어 있었고 혈육의 배신에 크게 상심한 형은 곧 굶어 죽게 되었는데, 그 순간 그는 과거 시험을 위해 읽었던 책에서 본 글귀를 떠올렸다.
” 네 자신을 알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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